뉴스1 '나는 리더다' 태용 인터뷰 2020년 7월

K팝이 전 세계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누가 뭐래도 아이돌 그룹의 영향이 컸다. 그간 국내에서 탄생한 여러 보이 및 걸그룹들은 다양한 매력과 음악, 그리고 퍼포먼스를 앞세워 글로벌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왔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멤버들이 각자 지니고 있는 특성 및 강점을 제대로 발휘함과 동시에 팀워크까지 갖추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더욱 높다. 그렇기에, 팀 내 리더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춘 리더는 팀을 한층 더 끈끈하게 묶고, 멤버 개개인의 장점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리더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요즘, 뉴스1은 아이돌 그룹 리더들의 기쁨 및 고충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나는 리더다]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 열네 번째 주인공은 보이그룹 NCT 127(엔시티 127)의 리더 태용(25·본명 이태용)이다.

그룹 NCT(Neo Culture Technology·엔시티)는 K팝 신에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한 그룹이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특징으로 하는 NCT는 멤버 수의 제한이 없고, 영입이 자유로운 덕분에 다양한 유닛을 론칭했다. NCT 127(엔시티 127)은 NCT에서 파생된 첫 고정팀이다. 서울의 경도를 의미하는 '127'을 유닛명으로 정한 이 팀은, K팝의 본거지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NCT 127은 독특하고 실험적인 노래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다.

태용은 NCT 127은 이끄는 리더다. 책임감이 강한 그는 NCT 내 여러 유닛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NCT 127 리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태용은 NCT 시스템 속 유일한 리더이기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태용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건 멤버들이다. 멤버들은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일이 잘 흘러가도록 돕는다. 이런 시간이 쌓이며 팀워크가 더 끈끈해졌음은 물론이다. 태용은 “멤버들에게 정말 배울 점이 많다”며 함께 팀을 일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데뷔곡 '소방차'를 시작으로 '무한적아'(無限的我; Limitless) , '체리 밤'(Cherry Bomb), '사이먼 세이즈'(Simon Says) 등 실험적인 스타일의 노래를 발표한 NCT 127. 꾸준히 자신들만의 색이 담긴 음악을 선보인 이들은 음악성을 인정받는 것을 넘어 대중 역시 사로잡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3월 발표한 정규 2집 '엔시티 #127 네오 존'(NCT #127 Neo Zone)을 통해 NCT 127은 처음으로 음반 판매량 밀리언셀러를 달성했으며, 신곡 '영웅'(英雄; Kick It)으로는 음악 방송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데뷔 후 음악에 공들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자신들만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열정과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NCT 127은, K팝 '영웅'의 초석을 다져나가고 있다. 태용은 “하나씩 단계를 밟아오며 성장한 만큼, 더 나아가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싶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NCT 127의 리더 태용과 '펀치'(Punch) 활동이 끝난 직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반갑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리더 태용이다.(웃음)

어떻게 NCT 127의 리더가 됐나.

리더가 될 줄 몰랐는데, 자연스럽게 리더가 됐다. 회사에서는 연습생일 때 의욕이 많이 보였다고 말해주더라. 우리 팀에 대해 스스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모습 덕분에 (회사에서) 리더로 적합하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 리더인가.

멘트를 실수 없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리더.(웃음) 책임감이 있는 리더다. 사명감을 가지고 리더의 역할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팀의 리더라 느끼는 부담감이 있겠다.

예전엔 'NCT 127의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NCT 내 팀마다 다른 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서, 혼자 신경을 많이 썼다. 활동하면서 이젠 부담감이 많이 없어졌다.

NCT 유닛 중 NCT 127에만 리더가 있어서 부담감이 컸을까.

그런 게 부담감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래도 NCT 127 멤버들 모두 다 열심히 하고,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고, 팀에 애정도 많아서 그 무게를 덜 수 있었다.

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주로 하나.

리더라고 해서 큰 부분을 정리하기보다는 소소한 것을 정리하는 게 더 많다. 밥을 어떤 걸 먹을지 정하는 것부터(웃음) 스케줄은 어떻게 정리할지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눠서 정한다. 또 나도, 멤버들도 무대를 통해 우리의 역량을 보여주는 걸 중시해서, 관련 아이디어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정리한다. 물론 중요한 일이 있으면 회사와 이야기하는 건 내 몫이다.

리더가 꼽는 NCT 127만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인가.

NCT라는 브랜드 내에 여러 유닛이 있지만, NCT 127은 집 같은 매력이 있다. 덕분에 멤버들과도 더 편하게 얘기를 나누곤 한다. 서로 아픈 모습도 보고, 고생도 같이해오면서 '으쌰으쌰' 했기에 설명하기 어려운, 더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팀 분위기를 띄우는 것에 중점을 둔다. 멤버들을 웃게 해주고 싶다.(웃음) 예전엔 아무래도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각자 열심히 하고 잘해서 소소하게 의견을 나누는 정도다. 또 팀과 회사 사이에서 오해가 없도록 의견을 전달하는데, 그게 리더의 일이 아닐까 한다.

멤버들이 리더를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각 무대마다 카메라나 동선이 조금씩 달라지니까 그때 스태프들과 멤버들 사이에서 정리가 필요하다. 멤버들이 내게 의견을 말하면, 내가 스태프와 상의한다. 아무래도 그룹 인원수가 많다 보니까 동선을 정리할 때 이젠 내가 먼저 의견을 내서 일 처리를 조금 더 빠르게 하려고 한다.

멤버들을 꼼꼼하게 챙긴다고 하던데.

오지랖이 넓은 것 같다.(웃음) 촬영하고 나면 그 영상이 평생 기록으로 남는다는 생각에 다들 후회 없이 했으면 좋겠다 싶더라. 그래서 일할 때는 더 꼼꼼하게 챙기려고 한다. 무슨 일이든 후회하지 않고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리더에게 도움을 주는 멤버가 있다면.

멤버들 모두 NCT 127을 좋아하고,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더 성장하고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그래서 멤버 모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꼽자면 도영과 마크가 많은 도움을 준다. 무대와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멤버들이다. 또 맏형인 태일이 형에게도 정말 고맙다. 형이 나를 인정해주기 때문에 더 고마움을 느끼고, 그만큼 나도 리더로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반대로 힘들게 하는 멤버도 있나.

없다. 하하. 오히려 내가 부족한 것 같다. NCT 127은 계속해서 단단해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에 리더로서 팀을 더 끈끈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NCT 127에는 다국적 멤버들이 모였는데 소통은 어떻게 하나.

평소에는 무리 없이 소통한다. 스케줄 관련해서 얘기할 땐 외국인 멤버들이 듣기 어려운 단어가 있기도 하다. 특히 유타가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워하는데, 그럴 때 세 번 정도 설명해준다. 그러면 딱 알아듣더라.(웃음)

NCT 127에 대한 자랑도 마음껏 해달라.

NCT 127이 최고다.(웃음) 우리 팀이 함께 노력해서 성장해나가고 있는 점이 멋있다. 특히 멤버들을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다. 너무 성실해서 각자 인생까지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다. 이런 우리들을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은 것도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모인 멤버들과 함께 올해 '영웅'과 '펀치'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선 팬분들한테 감사하고, 멤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다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영웅'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을 때, 도영이가 기뻐하던 게 생각난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뿌듯했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둬서 기뻤고, '이게 가능하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감사했다.

리더로서 고민과 고충이 있다면.

리더라는 자리가 참 어색했고, 그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때 모든 멤버들이 팀을 위해 의견을 내주고, 늘 열심히 노력해줘서 이런 고민을 덜 수 있었다.

팀을 이끌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땐 어떻게 해결하는 편인가.

당연히 일을 하다 보면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 이를 맞춰 나가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고 멤버들 각자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한다. 어떤 결정을 해도 각자에게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딱 떨어지는 의견이 필요할 때는 룰렛을 애용한다. 재현이가 아이디어를 내줬다.(웃음)

NCT 127이 올해 데뷔 4주년을 맞이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되돌아보면 어떤가.

4년보다 더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이다. 사실 우리가 처음부터 잘 되지 않았다. 차근차근 올라왔는데, 덕분에 할 거 다 해보면서 단계를 잘 밟아온 것 같다. 데뷔 직후엔 무대를 하거나, 활동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과정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익숙하게 해내는 것을 보며 연차가 쌓인 걸 실감한다. 멤버들도 서로서로 더 잘 이해하면서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팀이 됐다고 느낀다. 그래서인지 '노잼시티'에서 '유잼시티'가 된 것 같다.(웃음) 항상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해왔는데, 꾸준히 성장해온 만큼 후회 없는 4년을 보냈다고 느낀다. 그런 만큼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보여줄 게 많고, 욕심도 더 많이 난다. 그래서 멤버들과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상의를 많이 한다. 멤버들 개개인의 어떤 매력이 있는지 더 알리고 싶고, 우리 멤버들이 정말 멋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다.

멤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제나 그렇듯이, 멤버들과 오래가고 싶다. NCT가 처음 공개됐을 땐, 우리도 낯선 시스템이 많이 어려웠다. 대중도 이 시스템이 난해했겠지만, 사실 팀에 속한 멤버들이 가장 힘들었을 거다. 지난 4년 동안 그런 점을 다 이겨냈으니 이제 나아갈 일만 남았다. 함께 더 의욕을 불태워서 활동하자고 말하고 싶다.

NCT 127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멤버들 한 명 한 명 솔로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모두가 다 실력을 인정받았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정말 최고의 팀이 되는 게 아닐까. 더불어 SM 선배님들을 본받아 인정받는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것이 꿈이다.

1) https://www.news1.kr/articles/?3990878

2) https://www.news1.kr/articles/?3990879

3) https://www.news1.kr/articles/?3990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