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남사친 인터뷰' 2017년 11월 NCT 태용 인터뷰
오감도, 육감도 아닌 ‘일곱 번째 감각’을 깨워줄 아이돌이 나타났습니다.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 신 문화 기술이라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가득 품은 그룹 NCT. 그 중심에 있는 리더 태용을 만났는데요. ‘무한적아’ 빈틈없는 춤선, ‘체리밤’처럼 터질 것 같은 거친 래핑, 여기에 시공간을 얼어붙게 하는 강렬한 눈빛은 태용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죠. 하지만 냉미남 왕자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소풍을 가자고 제안하네요. '요리 좀 해봤다’는 태용이 샐러드, 토스트를 직접 만들어주며 든든한 하루를 책임졌습니다~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은 그 어느 곳에서도 듣지 못했던 태용과 나눈 솔직한 이야기를 대방출합니다.
-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태용! 평소에도 요리를 즐겨 했었어?
자주 했었는데 숙소 바뀌면서는 잘 안 해먹었어.
요리하다가 갑자기 ‘으흐흐’ 웃기도 하더라.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고 노력하는 거지. 토스트 만드는 데 왜 이렇게 쳐다보고 있어.(으흐흐)
원래 낯가림을 했었나?
낯가림이 심한 편이지. 그래서 사람들이 친구하자고 다가와도 선뜻 다가가지 못해. 내 인상이 센 편이기도 해서 쉽게 다가와주지도 않는 거 같아. 또 사실 나는 감정 기복도 커. 엄청 떠들다가도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말이 없어지거든.
그래도 태용의 매력은 강렬한 눈빛 아니야?
내 눈빛이 무서울 때가 있어. 지금은 아닌데 예전에는 연습실 거울을 잘 못 볼 정도였거든.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이 부시다는 건가.(웃음) 스스로도 잘 생긴 거 알고 있지?
사람은 대부분 반대되는 얼굴에 끌리는 거 같아. 난 내 얼굴형도 별로 마음에 안 들고 눈빛이 무서워. 나를 이기려고 거울을 보고 눈싸움도 했었다니깐. 눈빛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데 연습생 때 나는 ‘NCT는 꼭 데뷔할거야!’라면서 독기가 있었나봐.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겼고 눈빛도 약간 부드러워졌어.
넌 전형적인 수박상이잖아.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수박상?
SM 이수만 회장이 박수칠만한 상, 얼굴.
그런 말이 있는지 몰랐어. 내가 수박상이야? 근데 이수만 선생님이라고 하니까 일화 하나가 생각이 난다. 완전 감동받았었거든. SM타운 도쿄 콘서트가 끝나고 회식을 했는데 내가 많은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위축돼 있었어. 이수만 선생님이 ‘태용아 많이 힘들었지’라고 말해주셨거든. 그 말을 듣자마자 선생님과 나 사이에 새로운 유대관계가 형성된 듯한 기분이었어. 너무 감동 받아서 SMT도쿄 화장실에서 꺼이꺼이 울었다니까. 내가 지나온 과정을 다 지켜보고 계셨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나는 아직 수박상이 아니야. 조금 더 노력해서 이수만 선생님이 박수를 치실 수 있도록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응? 수박상은 SM이 선호하는 특유의 외모를 말한 거였는데, 네가 새로운 해석을 덧붙여줬구나. 열심히 해서 진짜 박수치게 해드리자!
아 그런 건가. (웃음) 외모뿐만 아니라 내적인 성장으로도 박수치게 해드릴래!
SM엔터테인먼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은 거야?
길거리 캐스팅으로 들어왔어.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꿨었어?
나는 그냥 K팝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정확하게 어떤 가수들이 어떤 기획사에 소속돼 있는지는 몰랐었어. 솔직히 길거리 캐스팅 당할 때만 해도 SM이 3사 중 하나라고 하기에 KBS, SBS, MBC 같은 건줄 알았다니까.
백지 상태였구나. 몇 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거야?
18살. 평균과 비교하면 나는 조금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 당시 나는 인간 자체가 백지 상태였어. 너무 세상과 동떨어져서 살았다고 해야 하나. 막둥이라 부모님이 엄청 챙기기도 하셨거든. 누나랑 일곱 살 차이나.
막둥이면 정말 애지중지 키우셨겠다. 그런데도 부모님이 이 일을 허락해 주셨네?
부모님께서 적극 지원해 주셨어. 그래도 숙소 생활 해야 할 때는 ‘안 가면 안 되냐’고 질문하셔서 소속사 담당자에게 혼나기도 하셨지.
어쩌면 숙소 생활이 첫 독립이었겠다.
응. 나 역시 숙소 생활이 조금 두렵기도 했었어. 그런데 이제는 숙소가 집보다 편안하게 되고 집보단 연습실이 더 익숙해졌지.
무대 볼 때마다 느끼지만 춤을 정말 잘 춰. 갓 연습생이 됐을 때는 실력이 어땠어?
진짜 못했었지. 가르쳐주시던 형이 담당자에게 “얘는 안 될 것 같다”고 하셨거든.
타고난 춤꾼이라기보다는 노력파구나. 연습생일 때 다른 기획사에 캐스팅된 적도 있었어?
압구정을 걸어 다니다가 ‘소속된 회사 있느냐’는 질문을 받긴 했어. 또 예전에 싸이월드가 한창 유행일 때 사진 한 장을 올렸었는데 ‘데뷔 조에 들어오라’는 쪽지가 오더라고. 무서웠었어. (웃음)
만약 내가 길거리 캐스팅이 되지 않아서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부모님께 죄송했을 거야. 내가 연습생이 되면서 가정이 많이 행복해졌거든. 만약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 집은 더 안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모든 가정마다 힘들 일 하나씩은 있잖아. 내가 가수가 된 덕분에 다들 행복해졌어.
가수가 돼 행복해졌다니 다행이야~ 그런데 연습생 막내에서 어떻게 NCT 리더까지 된 거야??
처음 입사 했을 때는 막내였어. 길거리 캐스팅으로 혼자 연습을 시작해서 동기가 없었지. 그런데 상황적으로 어쩌다보니까 내가 선배격이 됐어. 그때부턴 무언가를 자각했고 정말 불태웠지.
어떤 자각?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나와 후배들을 이끌어나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 인정받기 위해 땅이 울렁울렁 거릴 정도로 연습했었지.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후배들을 세게 대하기도 했었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추억이야.
엄격한 리더인가 봐.
응. NCT 멤버들이 아직까지 나를 원망할지도 몰라. 나는 NCT를 통해 태어나 처음으로 리더를 해보고 있거든. 나 역시 나 같은 리더가 있었다면 정말 싫었을 거 같아. 멤버들에게도 말하는 부분이야. 그럼 멤버들도 나를 놀리듯이 ‘어 맞아’라고 답해줘. (웃음)
NCT가 NCT127, NCT드림, NCT U 다양하게 활동하잖아. 처음에 그런 시스템이 낯설지는 않았어?
그룹 시스템은 확실히 이해했지.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거야. 팀은.. 하나여야하지 않을까 싶잖아. 하지만 멤버들 앞에서 내가 불안해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팀 신경 쓰지 말자. 우린 127이고 나아가야할 방향만 보자’고 마음을 다잡아.
맞아. 127, 드림, U 모두 하나의 NCT잖아. 리더로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구나.
어느 정도는 부담감이 있지. 멤버들에게 신뢰를 쌓기 위해 항상 노력해. 물론 리더이기 전에 우리는 동료고 한 팀이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길을 같이 걸었으면 좋겠어.
NCT는 기존 SM 음악 스타일과 살짝 달라.
SM에서 처음 시도하는 느낌이긴 하지. 일단 우리 팀에는 나 그리고 마크라는 래퍼가 있어. 둘 다 배워가는 단계지만 랩을 세련되고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려고 해.
네 랩 가사 노트에는 어떤 내용이 있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썼었는데 이상하게 가사가 우울하더라고. 요즘에는 이야기 주제를 현재로 바꿨어.
NCT 노래로는 듣기 힘든 파격적인 디스랩도 있을까?
당연히 있어. 나도 센 랩 가사를 써보고 싶을 때가 있지. 욕도 들어가곤 해. 이것저것 써 보는 과정이 재미있어. 아무래도 NCT에는 미성년자 멤버가 있어서 가사 수위를 조절해야하지.
나중에 솔로 곡에서라도 센 랩을 들어보고 싶다~ 퍼포먼스도 격한 그룹이잖아. 힘들진 않아?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면 다음날이 아니라 그날 몸이 아파(ㅜㅜ) 내가 힘 조절을 못하니까 아픈가봐. 춤을 출 때도 완급조절이 필요해.
퍼포먼스 적으로 닮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어?
나는 비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어. 아직도 영상을 찾아보지. SM 내에서는 동방신기 선배님들의 퍼포먼스를 무조건 닮고 싶어. 팬미팅 리허설만 2시간30분을 하셨다고 들었어. 여러 가지로 존경하는 선배님이야.
SM루키즈 때부터 꾸준히 선배들과 소통했을 거 같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루키즈일 때부터 동방신기 윤호 형이 특히 관심을 가지고 조언을 많이 해 주셨어. 군대에 계실 때도 우리 NCT를 모니터링 해 주셨다고 해. 정말 세세하게 알고 계시더라고. 감동이야.
역시! 든든한 선배구나!
응. 항상 챙겨주시고 진지하게 가르쳐주시지. 또 슈퍼주니어 예성 형이랑 희철 형도. 특히 희철 형이랑은 게임을 같이 해. 최근에는 형이 엄청 좋은 컴퓨터도 선물해주셨어.
게임을 더 잘하라고?
게임용 컴퓨터라고 설명하면 될까? 마우스랑 키보드에서 LED 빛이 막 나와. 엄청 비싼 거라던데 꼭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어떤 게임을 즐겨 하는데?
오버워치나 롤… 뭐 요즘 유행하는 건 거의 다 해. 그래도 팀워크가 필요한 게임을 하지. 우리 NCT 팀워크도 만들어 갈 수 있고(웃음)
게임을 잘 하나보다.
중상위권이라고는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구나!
응. 게임으로도 스트레스를 풀고 정리 정돈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풀어. 정돈을 하면 머릿속도 정리되는 느낌이거든. 숙소 생활을 하다보니까 뭔가 맞춰져 있는 게 더 좋더라고. 평소 성격도 깔끔한 편이긴 해.
난 노래방가서 노래 부르면 스트레스가 풀리던데. 혹시 노래방은 안 좋아해?
노래방 간지는 한 5년 된 거 같아.
술은? 주량이 어느 정도야?
와인 반잔만 마셔도 헤롱헤롱~~ 빨리 취해. 술은 나랑 안 맞아.
얘기를 쭉 들어봤는데.. 연애는 언제 하지?
사실 난 이성에게 딱히 관심이 없어.
에이~~
정말로. 학창시절 때도 연애 경험이 없었어. 멤버들이 놀릴 정도거든.
그래. 아직까진 이성에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 하지만 학창시절에 신림동 훈남으로 유명했을 거 같아.
그런 적이 없었어. (웃음) 특히 나는 남자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서공예로 전학을 갔거든. 그때도 별로 이성에게 관심 없었고 오히려 남고가 더 편한 느낌? 막 대할 수 있잖아. 아무튼 신림동 훈남같은 건 없었어.
외모 자랑이 쑥스럽구나! 근데 잘생김이 아니더라도 네 사복패션 자체가 훈남스럽지 않아?
편안한 스타일을 좋아해. 사실 오늘도 반팔만 입고 집에서 나왔어.
최근에는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어?
요즘에는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입혀주시는 게 딱 좋아.
근데 NCT는 계절감 잃은 의상으로 논란이 일어나기도 하지 않아? 의상이 난해하기도 하고.
솔직히 ‘난해하지 않았다’고 말하긴 어려울 거 같아. 하지만 NCT는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의 약자고 유행의 선두주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거든. 독특한 의상이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지.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인가?
응. 어쩌면 우리가 의상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상 논란이 생긴 것일지도 몰라. 아무리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려고하지만 우리는 신인이고, 어색한 면이 보일 수밖에 없거든. 그래도 내가 생각했을 때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오히려 신인이기에 도전할 수 있었어. 덩달아 나도, 멤버들도 패션 자체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지.
패션에 눈을 뜨기 시작했구나!
그런가?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지!
다시 신림동 훈남 이야기를 해보자. 이성에 관심이 없으면 여자사람친구, 여사친도 딱히 없을 거 같아.
여사친이라고 소개할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 같아.
그럼 이상형은?
이상형이라면 내가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이라면 좋을 거 같아. 보통 자신과 반대되는 스타일에 끌리잖아. 나는 겉모습과 달리 내면이 조금 여리거든. 상대 분은 센 스타일이었으면 좋겠어.
연애 금지령이 있는 건가.
계약서가 있는 건 아니야. 20대니까 연애가 자연스러운 일인데… 나는 연애하면 안 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지 않나.
각오가 대단하다~ NCT로서, 태용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확고한가봐.
음… 꿈은 크게 꾸라고 했지? 대상을 받고 싶어. 2016년에 신인상을 받았지만 대상을 받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더 더 더 열심히 할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사랑받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
1) https://sports.donga.com/article/all/20171107/87094257/2